中해커들 103개국 전산망 털었다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4분


티베트 망명정부 사무실 등

공공기관-기업 무차별 해킹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들이 세계 103개국 정부 및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내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토론토대 국제학센터 등 캐나다 조사팀은 중국 대륙 컴퓨터의 통제를 받는 사이버 스파이시스템이 세계 각지에서 최소 1295개 컴퓨터에 침입한 것을 찾아냈다. 조사팀이 ‘고스트넷(GhostNet)’으로 이름 붙인 이 시스템이 침입한 공공기관은 국가 외교부 등 정부 기관과 대사관이 포함됐고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해외 거점 사무실 등도 집중 공략 대상이었다. 고스트넷은 특히 서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를 위주로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팀은 티베트 망명정부로부터 ‘악성 소프트웨어(말웨어)’의 진원지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조사에 나서 중국이 근거지임을 확인했으며 고스트넷이 약 2년간 광범위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한 것을 밝혀냈다. 이 시스템은 침투한 컴퓨터 내부에 담긴 정보를 빼내가는 것은 물론 심지어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이뤄지는 장면을 촬영하고 음성도 녹음할 수 있는 ‘빅브러더 스타일’의 능력도 있다고 조사팀은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중국 내 컴퓨터에 의해 통제를 받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관여됐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사이버 스파이 활동은 사적이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활동일 수도 있고, ‘충성스러운 해커’를 자처하는 일반 시민에 의해 이뤄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캐나다 조사팀은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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