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中國不高興’ 책에 열광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중국에서 민족감정을 부추기는 책이 최근 출간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19일 보도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민족감정을 내세우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논란이 일 정도다.

‘중국은 기분 나쁘다(中國不高興·사진): 대시대 대목표와 우리의 내우외환’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1일 출간된 이후 신간 베스트셀러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저자들은 서방 일부 국가가 티베트 문제를 중국에 불리하게 보도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반(反)중국 이미지를 부추기는 이런 보도는 중국에 ‘도발’하는 행위이며 티베트 독립분자들을 부추겨 유혈 폭력 사태를 일으키게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베이징(北京) 올림픽 성화 봉송에서 유례없이 티베트 문제 등을 내세워 봉송을 방해한 나라들의 행동 역시 중국과 중국인들을 매우 불쾌하게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서방국가들은 중국 젊은 층과 우호적이어야 할 관계를 훼손했으며 이는 향후 중국에도 불리하지만 서방에는 더욱 불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자들은 또 중국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로 “일부에서는 모범적인 국가만 되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며 진정으로 세계를 관리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추구해야 할 지도국의 모델은 현재 미국의 모습이 아니라며 미국에 대해서는 ‘잘 먹으면서 게으르고, 무책임을 일삼다 세계를 경제위기로 몰아넣은 나라’라고 원색적인 표현을 섞어 맹비난했다.

책이 출간된 후 “중국이 앞으로 가야 할 세계 지도(指導)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일부 극좌파의 의견으로 중국 전체 인민의 뜻을 대변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원후이보는 전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1997년에도 ‘중국도 노(No)라고 말할 수 있다’는 민족감정을 부추기는 책이 출간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