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드는 ‘참수 공포’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탈레반, 납치 외국인 처형 동영상 공개 충격

이라크 정세 안정되자 아프간서 재연 우려

파키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은 8일 자신들이 납치했던 폴란드 기술자 피오트르 스탄차크 씨를 전날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7분 분량 동영상에는 스탄차크 씨가 폴란드 정부를 향해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파견하지 말아야 하며 나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복면을 한 남자 2명이 “수감 동료 60명을 석방하라는 요구를 거절한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보복”이라며 스탄차크 씨를 살해했다. 이들은 동료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희생자의 시신도 넘겨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스탄차크 씨는 석유회사에 고용돼 탐사 작업을 하던 지난해 9월 아프간 국경에서 약 60km 떨어진 아토크라는 파키스탄 도시에서 납치됐다. 파키스탄에서 외국인이 참수된 것은 2002년 이후 7년 만이다.

참수 동영상은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외국인 참수는 이슬람 과격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주도로 2004년경 이라크에서 최고조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이후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참수의 공포가 사라지는 듯했다.

이번 참수 사건은 납치에서 공개에 이르기까지 알카에다 조직의 과거 수법과 거의 동일하다. 희생자가 비록 파키스탄 서북부에서 납치됐지만 사실상 이 지역은 아프간 탈레반 세력이 관할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 알카에다의 잔혹한 살인이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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