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아프리카 평화 중재자로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53개국 참여 AU 의장에 선출

무아마르 카다피(사진) 리비아 국가원수가 53개 아프리카 국가의 협의체인 아프리카연합(AU) 의장으로 선출됐다.

카다피 원수는 2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AU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자카야 키퀘테 탄자니아 대통령의 후임 의장으로 선출돼 앞으로 1년간 AU를 이끌게 됐다.

AFP통신은 “대륙을 넘나들며 분쟁에 무기와 돈을 대던 카다피가 아프리카의 평화 중재자로 나섰다”고 전했다.

카다피 원수는 취임연설에서 자신이 주창한 ‘아프리카합중국(United States of Africa)’ 창설에 매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1999년 리비아에서 열린 아프리카단결기구(OAU·AU의 전신)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합중국의 창설을 공식 제안했으나 주권 침해를 우려한 상당수 국가의 반대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BBC는 카다피 원수가 지역적 안배 차원에서 AU 의장으로 선출되긴 했지만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그가 AU 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 원수는 비동맹 운동에 참가하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나, 오랫동안 독재 정치, 인권 탄압, 테러, 핵실험 등의 의혹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반미, 반유대 게릴라 단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그는 1988년에 발생한 로커비 사건(팬암기 폭파사건)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최근에 서방 세계에 화해의 손짓을 하고 있다. 2004년 미국과 외교관계를 복원했으며, 미국은 2006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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