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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20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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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은 인류의 역사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20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이 몇시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변화와 희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선된 미국 사상 첫 흑인대통령 취임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입니다.
(김현수 앵커) 특히 워싱턴은 17일부터 시작된 취임 이벤트로 도시전체가 축제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하 특파원, 200만~300만 정도의 인파가 몰려들 것이라고 하는 워싱턴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하태원) 네. 워싱턴은 한마디로 거대한 축제의 한마당으로 변했습니다.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부부를 태운 '통합열차'가 워싱턴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3박 4일간의 취임이벤트도 이제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분위기 입니다.
18일 오후 링컨기념관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공연에는 40만 인파가 몰려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을 축해했습니다.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유명한 '나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했던 장소이기도 했던 이곳에서 열린 공연에는 비욘세, U2, 스티비 원더,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최고의 팝스타와 톰 행크스, 윌 스미스 등 헐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박 앵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적 사건이라는 말도 있었는데요, 테러위협에 대비한 경호도 비상이 걸렸다지요.
(하) 그렇습니다. 오바마 당선인이 20일 의사당 앞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행진하게 될 펜실베이니아 애버뉴 주변에는 완전 무장한 경찰관은 물론 군인까지 배치됐습니다. 취임식 기간 경찰과 특수부대를 비롯한 50개의 보안기관에서 총 2만 명이 동원돼 비상근무를 하며 국방부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에서 경호 및 행사 요원으로 총 5000명을 배치합니다. 우주항공방공사령부는 워싱턴 상공에서의 전투기 순찰을 하며 인근 군부대에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대대가 배치됐습니다. 또한 버지니아와 워싱턴을 잇는 주요 다리도 20일 자정부터는 전면 차단됩니다.
(김앵커) 아무래도 취임식의 백미는 당선인이 밝히는 취임사 일 텐데요. 오바마 당선인은 취임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게 되나요.
(하) 취임연설 주제는 미국인들의 책임과 지도자들의 책무에 대한 강조가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주말 직접 초고 작성을 마쳤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마무리 하고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해 미국을 본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은 물론 평범한 미국인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조국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일 취임연설의 축약본이라고 할 수 있는 18일 링컨기념관 연설에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오바마 당선인은 "변화를 원하는 목소리 앞에 넘어설 수 없는 장벽은 존재하지 않으며 미국에서는 '어떤 것도 가능하다(anything is possible)'는 신념을 입증하자"고 역설했습니다.
(박앵커) 역대 취임식 연설 중에는 어떤 연설이 가장 명연설로 꼽히고 있나요.
(하)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달나라로 가자며 '뉴 프런티어십'을 이야기 한 뒤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십시오"라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1865년 링컨 대통령도 남북전쟁의 상처를 봉합하고 통합을 역설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밖에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해 대공황의 혼란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김앵커) 오바마는 흑인 노예해방을 실시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하지요.
(하) 네 그렇습니다.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식을 관통하는 테마는 역시 '링컨 따라잡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취임열차가 따라온 길은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는 링컨 전 대통령이 1861년 취임 당시 밟았던 코스를 재현했고 오바마 당선인이 취임 선서 때 사용할 성경은 링컨 전 대통령이 취임 때 사용한 뒤 의회 도서관에 보관해 온 것입니다. 취임식 직후 200명이 참석하는 공식 오찬 메뉴도 링컨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들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바마 당선인과 링컨 전 대통령은 깡마른 체구에 일리노이 주 변호사 출신이며 정치역정을 일리노이주 의회의원으로 시작했다는 점 등에서 닮은꼴이기도 합니다.
(박앵커) 오바마 당선인의 백악관 첫 임무는 무엇이 되나요.
(하) 20일 정오 취임선서와 동시에 정식임기를 시작하는 오바마 당선인은 21일 주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와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고문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오바마 당선인은 21일 수석경제보좌관 회의를 열어 경기부양법안의 신속한 의회통의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