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상군, 가자‘허리’ 관통… 하마스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5일 02시 57분



■ 북부 지역 대부분 장악

북부일대 밤샘 격전… 팔 무장조직 군수품 끊겨

이스라엘 군의 지상공격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3일 저녁 가자지구 접경지역을 치고 들어가 북부 하마스 로켓탄 발사지역을 대부분 장악한 데 이어 4일 새벽에는 가자지구의 허리를 관통해 이 지역을 양쪽에서 압박했다. 현재 가자지구의 중심도시인 가자시티를 포위한 채 시가전을 준비 중이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부분 장악=이스라엘은 4일 폭이 5∼8km에 불과한 가자지구의 측면을 관통해 들어가 하마스 세력을 남북으로 갈라놓았다고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자발리야와 가자시티, 베이트하눈, 베이트라히야 등 가자지구 북부의 4곳 일대에서 밤새 공격을 퍼부은 끝에 인구 밀집지역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도 장악했다.

과거 유대인 정착촌이 있던 네차림 지역에도 이스라엘 탱크 150대가 진주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이 전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이스라엘 탱크부대와 지상군 병력에 박격포를 발사하고 도로에 미리 매설해 놓은 폭발물을 터뜨리며 반격에 나섰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곳곳에 지뢰와 부비트랩 등을 설치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수품과 식량 보급이 끊기면서 고립 상태로 수세에 몰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북부는 밤새 양측이 쏘아댄 포탄과 총소리로 진동했고 밤하늘에는 총탄의 섬광과 포탄의 화염이 계속됐다. 겁에 질린 주민들이 줄지어 급히 피란길에 나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수세에 몰린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레바논 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개입할 경우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도 이를 우려한 듯 북부 국경지대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사상자 속출=이스라엘은 하마스 무장대원 5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도 이스라엘 군 2명을 생포하고 9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의료진에 따르면 12세 소녀가 죽었고 일가족 중 5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등 민간인 피해도 크다.

가자지구의 한 주민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내일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800여 차례에 걸친 가자지구 공습으로 어린이 8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485명이 사망했으며 24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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