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겨울 추위공포로 ‘덜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일 03시 00분



‘러시아,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불똥튈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끊었다.

러시아 최대 가스 수출업체인 가스프롬은 1일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어 우크라이나 소비자용으로 공급하는 가스관을 막았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수출하는 천연가스는 정상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난방용 연료가 부족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가스가 부족하게 되면 유럽 수출용 가스를 빼내 자국 난방용으로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의 25%는 러시아산이며 이 천연가스의 80%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간다.

러시아는 2006년 1월 가스가격 협상 결렬을 이유로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를 3일간 일방적으로 차단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도 가스 공급량을 줄여 유럽을 한겨울 추위 공포에 떨게 했다.

가스프롬은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이나가 20억 달러의 채무를 갚지 않으면 가스관을 막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인 나프토가스는 지난해 12월 31일 채무 이행 의사를 밝히고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가스프롬 측은 “지금까지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며 가스 수출 가격을 현재 1000m³당 179.5달러에서 418달러로 올렸다.

양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가스 공급 차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의사를 밝힌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보복 조치라는 얘기도 나왔다.

러시아의 한 경제평론가는 “NATO의 동진을 경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친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서로 대립하는 정치인들이 이번 가스 분쟁에 개입해 협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겨울까지 버틸 가스를 비축했다”며 최종 소비 국가인 유럽연합(EU)의 중재를 요청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선박으로 수입하는 등 새로운 가스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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