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와해 신호탄?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野 “중의원 해산” 표결에 與 중진의원 찬성

24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장.

제1야당인 민주당이 낸 중의원 해산요구 결의안에 대한 기립표결 도중 야당 의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자민당의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사진) 전 행정개혁금융담당 장관이 당의 방침에 맞서 홀로 기립한 것이다.

환호를 듣고서야 이를 알게 된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쓴웃음을 지었고, 여당 의석에서는 “탈당이다”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물론 결의안 자체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3분의 2 이상을 점한 중의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론에 따라 움직이는 일본 정계에서, 그것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여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야당 편을 든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자민당 내에는 “아소 불신임안에 찬성한 것과 마찬가지(고가 마코토·古賀誠 선대위원장)”라는 등의 비판과 함께 충격이 확산됐다.

와타나베 의원은 표결 뒤 “탈당할 생각은 없다”며 “경색 정국을 타파하려면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밖에 없다. 자민당이나 국회라는 그릇을 넘어서는 국민운동이 필요하고 그 최초의 기폭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행동이 정계개편을 노린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파문 확산을 우려한 자민당의 조치도 재빨랐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밤 와타나베 의원에게 ‘계고’ 처분을 내렸다. 계고는 당 규약에 있는 8단계의 조치 중 두 번째로 가벼운 징계. 호소다 간사장은 “개인적 견해에 따른 행동으로 영향력도 거의 없다”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아소 총리의 정권 운영에 대한 불만으로 들썩이는 자민당 의원들을 계속 자극할 것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지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일이 다음 달 5일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반(反)아소’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25일 내다봤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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