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위기주범 헤지펀드까지 지원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신용경색 해소, 소비자 대출 활성화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헤지펀드들에까지 직접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FRB가 헤지펀드들에 직접 자금을 제공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FRB는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배정된 2000억 달러의 자금 중 일부를 헤지펀드들에도 개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는 것. 대출조건은 3년 만기이며 이자율은 은행우대금리보다 낮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헤지펀드를 FRB가 도우려는 이유는 얼어붙은 소비자금융시장 때문. 최근 대형 신용카드 회사들은 예고 없이 고객의 신용한도를 하향 조정하면서 개인 파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 자동차 대출과 학자금 융자에 필요한 신용점수가 대폭 상향 조정되는 바람에 국내 소비가 위축돼 경기침체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FRB의 계획대로 헤지펀드들이 소비자금융채권을 매입할 경우 유동성이 원활해지고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져 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면 헤지펀드에 대한 대출한도를 확대할 것”이라며 “투자 대상도 일반 모기지 시장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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