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슐 보건후생-나폴리타노 국토안보 등 내정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시카고 사단+워싱턴 베테랑… 조각 ‘속도전’

4개부 낙점 등 막바지 인선작업… 백악관 참모진도 보름만에 완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組閣)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19일 차기 행정부 보건후생부 장관에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국토안보부 장관에 재닛 나폴리타노 애리조나 주지사를 각각 내정했다.

또 상무부 장관에는 시카고 지역의 여성 재력가로 오바마 캠프의 자금 모금을 도왔던 페니 프리츠커 씨가 유력하다고 CNN이 보도했다.

최측근 선거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씨는 백악관 선임고문에 내정됐다.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의료보험 개혁을 맡게 될 대슐 보건장관 내정자는 4년 전 상원의원 직을 떠난 뒤 대형 의료기관인 메이요클리닉의 이사를 지냈으며, 로비업체인 알스턴버드에서 의료보험 관련 자문 업무를 맡았던 점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오바마 백악관은 선거 보름 만에 비서실장, 부실장, 선임고문, 법률고문 등 핵심 참모 인선을 거의 마무리했다.

내각도 18일 발표된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4개부 장관이 사실상 내정됐으며 국무 재무 등 핵심 각료에 대해선 여러 후보를 놓고 여론의 반응을 탐색하면서 최종 인사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역대 어느 정권과 비교해도 신속한 인선 작업이다. 1992년 빌 클린턴 당선인은 당선 7주 만에 장관을 내정하기 시작했고 2000년 조지 W 부시 당선인은 당선 확정이 늦어진 탓도 있지만 12월 중순에서야 본격화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발탁한 인사들을 분류해 보면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출신 측근들과 워싱턴 정가 및 옛 민주당 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을 섞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속속 등용되는 데 대해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업무능력이 검증된 인재가 필요하다”는 긍정론도 있지만 오바마 시대의 핵심 캐치프레이즈인 ‘변화’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흑인 인재들의 행정부 대거 진입도 눈에 띈다. 1991년 시카고시장 비서실 부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오바마의 약혼녀인 미셸 로빈슨(현 미셸 여사)을 시장보좌역으로 채용하는 등 오바마 부부와 17년 이상 교분을 쌓아온 ‘왕누나’ 밸러리 재릿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가 대표적 인물이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 내정자를 포함해 인수팀 12인 이사회 멤버이며 외교안보보좌관 기용 가능성이 큰 수전 라이스 전 국무부 차관보, 대선공약 작성 과정에 깊이 관여한 미국진보센터(CAP)의 카산드라 버츠 부소장 등도 차기 행정부에서 ‘블랙 파워’를 대표할 인물로 꼽힌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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