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술경매시장도 ‘꽁꽁’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소더비-크리스티 낙찰액 작년 절반도 안돼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술작품 경매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14일 끝난 뉴욕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가을철 경매에서 두 회사의 낙찰액수 합계가 7억2890만 달러(약 1조328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6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소더비는 당초 6억9000만∼9억6600만 달러를 예상했지만 4억1150만 달러에 그쳤고, 크리스티는 5억7780만∼8억1230만 달러를 기대했지만 3억174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는 최종 낙찰가격과 상관없이 일정액을 약속하는 보증금까지 주면서 확보했던 작품들이 상당수 팔리지 않아 큰 손해를 떠안아야 했다. 이번 경매에서 두 업체는 80점의 작품에 총 4억590만 달러의 보증금을 줬는데, 이 중 60점만 3억4230만 달러에 팔려 두 업체는 6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한 미술시장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의 고객들이 지금 금융위기 대처에 정신이 없어 미술작품 구입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예상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려 미술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인상파 화가 에드가르 드가의 ‘목욕통(Le Tub)’은 소더비에서 400만∼600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2명만 입찰에 참가해 370만 달러에 낙찰됐다.

미국 화가 리처드 프린스의 ‘호숫가의 간호사(Lake Resort Nurse)’는 예상가격 500만∼700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330만 달러에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에서 인기작가인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마오쩌둥 초상화’는 아예 입찰자가 없어 팔리지 않았다.

이 신문은 “이번 경매는 미술시장도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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