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고모 ‘불법체류’ 막판 공방

  • 입력 2008년 11월 3일 02시 55분


오바마측 “4년동안 안만나” 해명

기부금 반환 등 논란차단 안간힘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케냐 출신 고모의 미국 불법체류 논란으로 곤경에 빠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문제의 오바마 고모는 보스턴에 살고 있는 제이투니 오냥고(56·사진) 씨. 2004년 미국 정부에 낸 정치적 난민 신청이 거부되면서 출국을 통보받았으나 현재까지 보스턴의 공영주택에 살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오바마 캠프의 빌 버턴 대변인은 1일 “오바마 상원의원은 고모의 불법체류 사실을 알지 못하며 어떠한 법이라도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의 데이비드 액슬로드 수석전략가는 오바마 후보가 2004년 상원의원 취임식 이후 4년 동안 고모 오냥고 씨와 만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선거를 72시간 앞둔 시점에서 고모의 불법체류 의혹이 제기된 배경을 문제 삼았다.

오바마 후보 측은 오냥고 씨가 “오바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낸 선거 기부금을 즉각 반환하는 등 논란 차단에 주력했다. 오바마 진영은 이날 오냥고 씨가 기부한 265달러를 돌려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부금 반환이 불법체류를 시인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미국 선거법은 외국인이 대선후보에게 기부금을 전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냥고 씨는 오바마 후보의 케냐인 할아버지가 셋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로, 오바마 후보 부친의 이복 여동생이다. 1988년 오바마 후보가 케냐로 ‘뿌리 찾기’ 여행을 갔을 때 공항에 마중 나와 “어서 오너라. 여기가 네 고향이다”라고 말하며 뺨에 키스를 했다고 오바마 후보가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 썼던 그 고모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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