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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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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공 연금펀드가 올해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2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자산운용사 노던트러스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미국 주정부가 운영하는 연금펀드는 평균 14.8%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까지 최악의 기록이던 2002년의 연간 손실률 7.9%를 이미 넘어선 것.
10월 이후에도 금융위기와 함께 손실 폭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는 실제 손실은 공식 수치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최대 연금펀드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도 7월 1일부터 10월 20일 사이에 전체 자산의 20%에 이르는 40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에서는 2700여 개의 공공 연금펀드가 운영되고 있으며 교사와 소방관, 공무원 등 2100만 명이 가입해 있다. 운용자산은 1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주정부의 재정 압박으로 지원이 축소되고 손실폭이 확대되면서 이 중 40%가량은 기금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일리노이 주 경찰 연금펀드는 자산이 50% 이상 감소했다. 시카고 시는 공공 연금펀드의 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금 운영 주체들은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보험 보장 범위 등 부가 혜택을 줄이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또 손실액이 큰 일부 지역의 가입자들은 연금을 수령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금융시장 정상화를 위해 이미 수천억 달러를 쏟아 부은 미국 연방정부에 더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시카고의 한 경찰관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지만 은퇴 후에 연금을 받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