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8]세금… 테러… 변수는 살아있다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3시 01분


“오바마는 큰 정부 위해 세금 늘릴것” 반감 커

매케인은 ‘페일린 호화 옷구입’ 때문에 당혹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은 각종 여론조사와 스윙스테이트(격전지) 판세를 분석해보면 이미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으로 승부가 기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감세 정책을 둘러싼 논쟁 등 막판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고, 오사마 빈 라덴 체포나 대형 테러사건 같은 돌발 변수가 터질 경우 대선 판도에 격동이 일어날 수 있어 아직 오바마 캠프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감세 논쟁으로 역전 가능?

석유회사에 근무하다 최근 은퇴해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사는 윌리엄 볼트리어 씨는 24일 “오바마가 인간적으로 싫지 않다. 흑인 대통령이 한 번쯤 나와도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금이 늘어나는 건 싫다”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의 감세 공약에 따르면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이어야만 세금이 늘어난다고 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동아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볼트리어 씨는 이렇게 답했다.

“민주당은 말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기업체와 자영업체에 세금을 늘리면 결국 그 부담은 서민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리버럴들은 큰 정부를 꾸려가기 위해 온갖 종류의 세금을 늘릴 것이다.”

이처럼 세금 논쟁은 의외로 깊숙이 미 유권자들에게 파고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책략가로 2004년 대선 승리를 이끈 칼 로브 씨는 23일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에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시기에 세금 인상은 매우 민감한 이슈”라며 “감세 논쟁을 효과적으로 끌고 가면 판세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발목 잡는 종반 악재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15만 달러어치 옷 구입 파문은 그의 ‘하키 맘’ 이미지에 상처가 되고 있으며 리버럴 성향 언론들은 최고 호재를 만난 듯 연일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페일린 후보는 24일자 시카고트리뷴 인터뷰에서 15만 달러어치의 고급 옷 구입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9월 초 전당대회용이었으며 대부분의 옷은 나와는 무관하게 유세용 비행기에 그대로 있다”고 밝혔다.

페일린 후보는 “전적으로 사실과 다른 일로 비난받는 것은 괴롭다”며 “사람들이 우리가 얼마나 검소하게 살았는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숫자상 일방적 판세

최근 실시된 12개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오바마 후보가 1∼14%포인트 앞선다. AP통신의 1%포인트를 비롯해 박빙 승부로 나오는 조사는 3개 정도이며 전체 평균은 7%포인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윙스테이트 판세다. 미국 선거는 해당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으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방식이기 때문이다.

270명의 선거인을 확보하면 승리하는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는 이미 확실우세 196석, 승산 81석 등으로 270명을 넘나들고 있다.

반면 매케인 후보는 확실우세 155석, 승산 30석에 불과하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박빙의 경합 주 5, 6곳 모두를 이겨야 270석에 근접할 수 있지만 현재는 모두 열세에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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