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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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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위기가 확산되면서 미국인이 소유한 주택 6채 가운데 1채는 집값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비용이 더 많은 이른바 ‘깡통 주택’으로 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인 7550만 명이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서 살고 있지만 주택 가치가 30% 이상 폭락하면서 전체 주택소유자의 16%(1200만 명)가 깡통 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손익분기점 아래로 내려간 주택들은 가뜩이나 내리막길을 걷는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빚이 더 많은 주택에 투입할 자금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팔리지도 않기 때문에 결국 대규모 주택차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깡통 주택을 보유한 소유주들은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려 하지도 않아 자금의 순환도 원활치 않게 된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모기지를 빌린 가구의 9.16%는 한 달 이상 이자를 갚지 못했거나 주택차압 조치를 당했다.
이 신문은 “아직은 주택 소유주의 대다수가 대출금보다는 집값이 더 높은 상태에서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런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리아 첸 이코노믹스닷컴 주택경제국장은 “금융구제법안은 은행들이 자금을 묶지 않도록 도와줌으로써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몇 년간 주택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주택시장의 움직임이 아주 느리기 때문에 쉽게 탈출구를 찾기 어렵다는 것. 로스앤젤레스의 주택가격은 1990년 6월 최고점을 찍고 1996년 3월까지 하락했다. 경기가 회복된 것은 2000년에나 가능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