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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8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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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30만4000여 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이 6만2733달러(세계 5위)인 부국 아이슬란드가 국가 부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7일 자국 내 2위 은행인 란즈방키아일랜드 은행을 국유화하고 환율 방어를 위해 러시아에 54억 달러의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7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아이슬란드 의회는 6일 은행의 전반적인 경영은 물론 합병과 특정 은행의 파산까지 결정하는 광범위한 권한을 국가에 부여하는 비상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게이르 하르데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최악의 경우 아이슬란드 경제가 (부실) 은행들과 함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 ‘국가 부도’라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아이슬란드 정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카우프싱 등 6개 대형 은행의 주식거래를 중단시켰으며 국내 모든 은행의 예금액 전액을 무제한 지급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슬란드가 국가 부도 위기에 빠진 것은 그동안 은행과 기업들이 느슨한 금융규제를 이용해 국내에서 돈을 빌려 유럽 등 해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급속하게 몸집을 불려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은행 자산이 아이슬란드 국내총생산(190억 달러)의 10배 규모에 이를 정도로 전체 경제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져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아이슬란드 은행과 기업들이 영국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탓에 아이슬란드 경제위기가 영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