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제금융 7000억달러, 감이 잘 안오는데…

  • 입력 2008년 9월 24일 14시 51분


미국 인구 전체에게 1인당 265만여 원씩 나눠주고도 남는 돈.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 12명 몫의 재산을 탈탈 털어야 하는 돈.

미국 정부가 금융회사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단행할 것을 검토 중인 7000억 달러의 규모다. 단위가 너무 커 도대체 얼마나 많은지 감도 잡히질 않는 돈이다.

미국 웹진 '슬레이트'(www.slate.com) 는 23일 7000억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를 다른 단위와 비교해 소개했다.

납세자의 돈으로 월스트리트의 빚을 갚아주는 7000억 달러면 미국 인구 3억 명에게 1인당 2300달러(265만여 원)씩 나눠 주고도 남는다.

역대 최고 흥행 영화인 '타이타닉'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돈은 18억 달러였다. 그러므로 월스트리트의 빚을 갚으려면 '타이타닉' 규모의 초특급 블록버스터 381편이 나와야 한다.

2차 대전이후 서방세계의 복구를 도왔던 마샬 플랜에 투입된 비용도 현재 달러가치로 환산하면 거론되는 구제금융 규모의 7분의 1인 1000억 달러다.

미국 정치 웹사이트 테크프레지던트(www.techpresident.com)도 7000억 달러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산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7000억 달러로 미국 프로야구팀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을 538개 지을 수 있고 미국 인구 1명당 맥도널드 애플파이를 2000개씩 사줄 수 있다.

미 국방부의 올해 예산과 맞먹으며 이라크 침공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이라크 전비로 지출한 것보다 1400억 달러가 더 많은 액수다.

또한 그 돈이면 미국 내에서 2억 건의 주택 압류를 막을 수 있으며 학생 540만 명의 공립대학 진학비를 대줄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당한 뉴올리언스와 남동부 연안 재건 비용의 3.5배에 달하며 시카고 트럼프 타워를 1077채 지을 수 있다.

7000억 달러를 전 세계 인구 모두에게 빠짐없이 나눠준다면? 1인당 100달러씩 받고도 남는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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