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은 합리적 인물” 러 새 교사지도서 논란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러시아의 교사용 지도서가 옛 소련 독재자 스탈린을 ‘합리적으로 행동한 인물’로 묘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교사들에게 배포된 ‘러시아사 1900∼1945년’ 지도서에는 1930년대 피의 숙청을 한 스탈린이 합리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

지도서는 스탈린이 단행한 대숙청 사건과 관련해 “스탈린은 누가 자신을 타격할지 몰랐기 때문에 반대파를 공격했다”며 숙청의 ‘불가피성’을 부각했다.

지도서는 “스탈린이 매우 합리적으로 행동했다는 점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탈린을 ‘체제의 수호자’, ‘소련을 근대국가로 발전시킨 일관된 후원자’로 묘사했다.

지도서 편집자 알렉산드르 다니로프 씨는 “스탈린을 옹호하려는 생각 없이 그의 동기와 그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 역사학자 알렉산드르 카멘스키 씨는 “지도서 개정판 발간은 슬픈 일”이라며 “역사 교육이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해 6월 역사 교사들을 만나 “스탈린 숙청은 러시아 역사의 어두운 측면이지만 그 시절 있었던 다른 일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갖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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