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동산 바닥 쳤나” 큰손들 ‘입질’ 시작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한 주택 앞에 ‘꼭 들어와서 구경하세요!’라는 내용이 담긴 주택 매매 광고판이 내걸려 있다. 알렉산드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한 주택 앞에 ‘꼭 들어와서 구경하세요!’라는 내용이 담긴 주택 매매 광고판이 내걸려 있다. 알렉산드리아=로이터 연합뉴스
업계 “2, 3년 묻어둘 수 있다면 지금이 적기”

‘부동산 사냥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큰손’들의 부동산 투자가 마침내 시작됐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사이트 CNN머니가 2일 보도했다.

CNN머니는 주택가격이 지금도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투자를 해도 좋을 만큼 가격이 낮아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주택 대량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 동안 주택가격이 27%나 폭락한 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는 샤론 레스트레포 씨는 당초 19만5000달러(약 2억280만 원)에 나온 주택 3채를 6만5000달러(약 6760만 원)에 샀다.

그는 사들인 집들을 지금은 월 1500달러에 세를 주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 제값을 받고 되팔 생각이다. 그는 “영리한 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모든 집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지난해 주택가격이 5%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시애틀에서도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고 이 사이트는 전했다.

시애틀에 있는 소규모 투자회사 리버티캐피털은 올해 5채의 주택을 집주인들이 내놓은 가격보다 30∼45% 싼값에 사들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집을 사서 2, 3년 보유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 부동산을 싼값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주로 콘도미니엄을 대량 구매하는 플로리다의 한 투자회사는 최근 콘도 149채를 43% 할인한 1200만 달러에 살 수 있었다.

중서부에서는 이보다 더 싼값에 주택이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회사 이코노홈스는 오하이오 주와 미시간 주에 있는 주택 500채를 1채당 평균 5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샀다. 클리블랜드와 디트로이트의 주택 중 일부는 가격이 3000달러에도 못 미쳤다. 이 회사는 이들 주택을 평균 2만5000달러에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CNN머니는 상당수 부동산 투자자는 여전히 대량 구매를 망설이며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내년이 되면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 주의 주택가격 하락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투자개발회사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데이비드 미켈슨 씨는 “주택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만들고 있다”며 “때가 되면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의 집을 대량으로 사들일 계획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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