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에는 전설적인 포크송 가수 존 바에즈(67)를 비롯한 각국 유명 예술·연예인과 4만6000여 명의 청중이 모였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90세 생일(7월 18일)을 축하하는 대형 야외콘서트였다.
만델라 전 대통령도 이날 무대에 올라 “우리는 아직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고 일간 가디언을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비슷한 시각 미국 워싱턴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테러 관련 요주의자 명단’에서 뒤늦게 삭제하는 법안이 전달됐다. 이에 앞서 미 상원이 26일 밤, 하원이 5월 8일 각각 통과시킨 법안이었다.
27년을 감옥에서 보내면서 인종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한 만델라 전 대통령이 여전히 요주의자 명단에 올라 있었던 것은 그가 속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2001년 9·11테러 직후 테러조직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은 폭력적 수단을 사용한 전력이 있는 온갖 단체를 테러조직 명단에 올렸다. 여기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 철폐 이전에 무장투쟁 노선을 펼쳤던 ANC도 포함됐다.
그 후 ANC는 테러조직 명단에서 삭제됐지만 회원들은 여전히 ‘요주의자’로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만델라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미 국무장관이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확인하는 증명서를 발급해야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올해 4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라며 의회에 조치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