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부시?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6분


민주당서 지칭… “매케인은 당선땐 부시 따를것” 공격

NYT “경제-이라크전 ‘같은 길’… 환경-외교에선 갈려”

맥부시(McBush·매케인과 부시를 합친 말).

요즘 미국 민주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지칭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매케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똑같은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매케인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사실상 똑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17일 두 사람의 정책 중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재 두 사람의 정책 중 가장 유사한 것은 경제 분야. 매케인 후보는 2001년과 2003년에는 부시 대통령의 세금 감면 정책에 반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부시 대통령의 영구 감세안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법인세 인하 등 추가 감세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매케인 후보가 세금정책에서 방향을 전환한 이유는 공화당 핵심 지지계층인 보수층을 껴안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도 매케인 후보는 처음부터 강력하게 지지했다. 다만 전쟁 수행방식에서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전략을 바꾼 이후 두 사람의 생각이 비슷해졌다. 두 사람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시기를 정하는 것에도 똑같이 반대한다.

두 사람은 사회정책에서도 낙태에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며 보수 성향의 재판관 임명을 선호한다. 한국 파나마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나 외교정책, 핵 확산 문제 등에서 매케인 후보는 부시 대통령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매케인 후보는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는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 상한선 설정에 찬성하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외교정책에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노선을 걷지 않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러시아와의 추가 핵무기 감축 협약, 유럽에서의 전술핵무기 폐기 등을 지지한다.

매케인 후보 진영은 대체로 부시 대통령과의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을 강조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측근 참모인 마크 솔터 씨는 “매케인 후보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항상 국익에 따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왔고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주 전 CBS방송의 설문조사에서 유권자등록을 한 미국인의 43%는 ‘매케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21%는 ‘매케인 후보가 부시 대통령보다 더욱 보수적인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매버릭(독자 노선을 겪는 정치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매케인 후보의 이미지가 공화당 경선을 거치면서 상당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