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입, 부시를 깨물다

  • 입력 2008년 5월 29일 03시 00분


매클렐런 전 백악관 대변인 회고록

“이라크전 팔기 위해 여론 조작” 주장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얼마나 정도를 벗어났는지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3년 가까이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스콧 매클렐런(사진) 전 백악관 대변인이 부시 대통령의 2002년 이라크전쟁 강행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회고록을 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341쪽 분량의 이 회고록은 다음 달 2일 발간된다.

매클렐런 전 대변인은 ‘무슨 일이 벌어졌나-부시 백악관의 내막과 워싱턴의 기만 문화’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이라크전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팔기 위해(to sell the war) 선전 전략을 마련하고 여론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진실을 숨기고 무력 사용이 이라크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선전했다”고 덧붙였다.

한때 이라크전 지지자였던 그는 이번 회고록에서는 “전쟁은 필요할 때 해야 하는 것인데 이라크전은 불필요한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매클렐런 전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될 정도로 똑똑하지만 정치적 거품을 만들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지도자”라며 “자신의 지적 능력을 대통령 업무 수행 과정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회고록을 낸 이유에 대해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림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거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독자들이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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