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무슬림 전유물로 간주해선 안돼”

  • 입력 2008년 5월 28일 03시 01분


하산 아부니마 요르단 왕립종교연구소장 방한

“테러 자체는 책망받아 마땅하지만 테러행위를 무슬림(이슬람교도)의 전유물로 간주하면 안 된다.”

하산 아부 니마(사진) 요르단 왕립종교연구소장은 27일 “무슬림의 테러행위만 비난하고 다른 국가나 조직에 의해 자행된 테러나 폭력행위에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이슬람과 타 문화 간의 이해’를 주제로 강의했다.

또 니마 소장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나 인권유린 등 다른 형태의 테러를 그대로 넘기는 것은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이 제창한 ‘문명충돌론’을 비판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문명충돌론은 보수주의 이데올로기와 이슬람에 대한 편견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보수파가 이슬람을 테러집단으로 매도하는 등 특정한 정치 목적을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구 대 비서구, 이슬람사회와 서구사회 간의 가장 격렬한 대립이 예상된다는 헌팅턴의 시각은 이슬람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26일 열린 ‘한-아랍 소사이어티’ 창립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니마 소장은 요르단의 유엔 및 유럽회의 대사, 요르단-이스라엘 평화회담 대표 등 40년 이상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저명한 종교학자이기도 하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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