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매케인 ‘흑백 레이스’ 시작됐다

  • 입력 2008년 5월 19일 03시 01분


오바마, 사실상 후보 확정… 내일 경선 승리 선언

20일 미국 켄터키와 오리건 주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열린다. 각각 60석과 65석이 걸린 막판 승부다. 하지만 이날 저녁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두 지역 대신 아이오와 주로 가 지지자들과 ‘승리 축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아이오와는 올해 1월 3일 민주당 경선이 시작된 곳. 오바마 후보는 이곳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힐러리 대세론’을 뒤집으며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오바마 후보가 이 집회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 승리’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일 슈퍼 대의원 지지가 늘어나면서 이번 주 안에 비록 매직넘버(과반)는 아니어도 승리를 선언하기에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지금 예상되는 구도대로 오바마 후보가 이미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대선에서 맞붙게 되면 미국 정치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선 사상 처음으로 흑백 인종대결을 벌인다는 점 외에도 46세와 71세라는 나이 차, 보수와 진보의 이념 차 등 두 후보는 모든 면에서 크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본격 레이스가 시작되면 인종 문제는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미국 백인 유권자들이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치 전문지 ‘뉴 리퍼블릭’은 최신호 표지기사에서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이미 인종 문제는 중요 변수였지만 본선에서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종 문제는 여전히 미국 유권자의 가슴 깊숙한 곳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세대와 이념 차는 정책의 차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진보적인 오바마 후보는 북한 이란 쿠바 등 이른바 ‘불량 국가’ 지도자들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에 ‘전쟁 영웅’ 출신인 보수적 노장 정치인 매케인 후보는 기본적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승리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부시 행정부의 인기가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젊고 참신한 오바마 후보에게 표가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보수 세력이 ‘변화’를 부르짖는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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