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올림픽 성화 봉송 릴레이를 하루 앞둔 25일 일본 나가노(長野) 시 일대는 '태풍전야'의 분위기였다.
올림픽 성화는 이날 오전 5시경 호주에서 중국 국제항공 전세기편으로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 삼엄한 경비 속에 버스를 이용해 나가노로 옮겨졌다.
성화 수송로는 비공개였고 나가노에서는 3000명이 넘는 경찰이 성화를 엄호했다. 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위기경계본부'를 설치하고 구호반과 소방국의 긴급 소집 체제를 갖췄다.
성화는 26일 오전 나가노 근로복지센터 공터에서 출발식을 갖고 100명이 넘는 경찰관의 경호를 받으며 총 18.7km의 코스를 달리게 된다. 일본 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인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61)가 첫 봉송 주자로 나선 뒤 80여명이 이어 달릴 예정이지만 당국은 나머지 주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25일 100명이 넘는 진행 요원들을 나가노에 파견했다. 일본 내 중국인 유학생 2000여 명이 나가노로 결집할 것으로 보여 성화 봉송을 저지하려는 인권 단체 등 시위대들과 충돌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일본 내 성화 봉송 출발지점으로 결정됐다 이를 거부한 젠코지(善光寺)에서는 이날 티베트 독립 시위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법요를 열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음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중국 정부가 나가노 성화 봉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민족 감정이 과열돼 있어 자칫 그 공격대상이 순식간에 일본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큰 혼란이 빚어진다면 중국인의 민족주의 감정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가노 봉송을 끝낸 성화는 27일 서울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