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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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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사찰인 아스카데라(飛鳥寺)는 백제의 왕흥사를 본떠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백제 멸망 후 폐허가 된 왕흥사는 백제 제27대 왕인 위덕왕(威德王·재위 554∼598)이 숨진 왕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절. 지난해 10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절터에서 발굴한 금 은 청동 사리용기를 분석한 결과 577년 2월에 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사히신문은 이달 초 오하시 가쓰아키(大橋一章·불교미술사) 와세다(早稻田)대 교수가 왕흥사 유적을 확인한 뒤 “같은 계통의 기술자가 두 절을 모두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오하시 교수는 “백제는 불상과 불경을 일본에 보냈으나 불교가 확산되지 않자 절을 짓기로 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부여문화재연구소를 방문한 다른 일본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두 절의 탑 구조와 출토품, 기와의 문양 등이 흡사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서기에는 ‘아스카데라를 짓기 위해 577년 11월 백제의 왕(위덕왕)이 기술자를 일본에 파견했으며 588년에는 부처의 사리를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스카데라는 나라(奈良) 현 아스카무라(明日香村)에 자리 잡고 있으며 본존 석가여래좌상이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