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비공개발언 알려져 파문

  • 입력 2008년 4월 14일 03시 00분


“백인 노동자, 종교 집착-무역 반대는 좌절감의 표현”

“그 사람들(백인 블루칼라)이 총기나 종교에 집착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의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민과 무역을 반대하게 되는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한발 앞서 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사진) 상원의원이 6일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선거모금 행사 도중 사적으로 했다는 이 같은 발언이 11일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오바마 후보가 자신이 왜 백인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하필 22일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작은 도시와 중부지역에 사는 도시 빈민을 거론하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12일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가진 유세에서 “우리는 유권자를 경시하는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오바마 후보의 발언은 엘리트 지향적이고 분열적이며 미국인들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오바마 후보는 자신의 엘리트주의 때문에 정체성과 위대함을 키워 온 미국의 전통을 단지 좌절감이나 냉소적인 것이라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오바마 후보는 “내 발언이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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