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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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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사진) 상원의원은 지난 주말 미국 노스다코타 주 유세에서도 단골 레퍼토리를 꺼냈다.
‘오하이오 주의 시골 피자가게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임신부가 병원에 갔으나 진료비 100달러를 낼 수 없었다. 병원은 청구서를 수차례 보냈고 그 여성이 다시 오자 진료를 거부했다. 그 후 여성은 응급차로 실려 왔으나 태아를 잃었고 헬기로 대형 병원에 수송됐지만 보름 뒤 숨졌다….’
힐러리 후보는 2월 말 오하이오 주의 가정집 방문 때 부(副)보안관인 집주인에게서 이 얘기를 들은 뒤 의료보험제도 개혁의 절박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 스토리를 언급해왔다. 임신부와 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언론은 숨진 여성이 트라이나 벡텔 씨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벡텔 씨를 진료했던 오블레니스 메모리얼 병원은 5일 성명을 내고 “그 환자는 의료보험 가입자였으며 진료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힐러리 캠프에서 사실 확인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힐러리 캠프는 6일 “병원 측의 설명을 존중하며 더는 이 사례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힐러리 후보의 5일 오리건 주 유세 발언도 논란에 휩싸였다.
힐러리 후보는 이날 “실제론 내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보다 먼저 이라크전쟁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논리의 근거는 오바마 의원이 상원에 합류한 2005년 1월을 비교의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그러자 ABC방송은 6일 정치평론에서 “오바마 후보는 이미 2003년부터 줄기차게 이라크전쟁을 반대했으며, 상원의원 기록을 따져 봐도 오바마 후보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힐러리 후보로선 또다시 ‘말의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은 주말이었다. 6일엔 10년 넘게 힐러리 부부를 도와온 전략책임자 마크 펜 씨마저 사임했다.
정치홍보회사인 버슨마스텔러 대표를 겸해온 펜 씨가 지난주 초 주미 콜롬비아 대사와 만나 미국-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통과 로비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힐러리와 오바마 후보는 그동안 블루칼라층 공략을 위해 경쟁적으로 FTA 반대 목소리를 높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