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베이징 올림픽 거부 고려”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유혈사태로 번진 티베트(중국명 시짱·西藏)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거절한 채 관련자 처벌 방침을 강력히 고수하면서 국제사회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스게르트 푀테링 유럽의회 의장은 중국이 티베트 망명정부와 대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8월 베이징(北京) 올림픽 거부를 고려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DPA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푀테링 의장은 독일 주간신문 빌트 암 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와 협상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베이징 올림픽 거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도 22일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대화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올림픽 개최를 방해해 독립을 얻어내려는 티베트 독립 세력의 음모를 철저히 분쇄할 것”이라며 달라이 라마와 대화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일축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편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티베트 지방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티베트의 중심 도시 라싸(拉薩)의 폭동 진압 과정에서 시민 21명과 경찰 1명 등 모두 22명이 숨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13명이 숨졌다는 중국 정부의 앞선 발표보다 9명이 늘어난 수치지만 시위대 사망자 수는 여전히 포함되지 않았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시위대 가운데 99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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