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를 방문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NBC 시사프로그램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코소보인들은 이제 독립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코소보를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문제는 코소보 독립을 제안한 유엔의 ‘아티사리 계획’의 절차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유엔의 코소보 특사였던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이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관방장관도 이날 “(코소보가) 국가로서 승인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는지 살펴봐야겠지만 (독립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중 러시아와 중국은 세르비아의 편을 들어 코소보 독립에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는 17일 소집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유엔 코소보 행정청(UNMIK)에 코소보의 독립을 불법으로 규정하라고 요구했다.
대만의 독립을 반대하는 중국의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도 18일 성명을 내고 “코소보에 대한 독단적 접근은 발칸 반도 지역의 평화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이날 코소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으나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27개 EU 회원국 대부분은 코소보의 독립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바스크 등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과 대치하고 있는 스페인과 그리스가 코소보의 승인을 주저하고 있다.
인구의 25% 정도가 알바니아계인 마케도니아는 알바니아계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코소보의 독립이 자국 내 알바니아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세르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등은 코소보의 독립이 발칸 반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한편 그루지야에서 독립을 추진 중인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는 코소보 독립 선언에 자극받아 러시아와 유엔에 독립 인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