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식품 못믿어” 美, 올림픽대표팀 식재료 공수키로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농약만두 파문’ 日선 불매 움직임도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의 중국산 ‘농약만두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올림픽 대표팀이 올해 8월 베이징 올림픽 때 선수들을 위한 음식 재료를 미국에서 대량 공수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미국 올림픽위원회는 켈로그와 타이슨 푸드 등 미국 식품회사들과 계약을 하고 2만5000파운드(약 1만1000kg)에 이르는 살코기 등 주요 식(食)재료를 자국에서 확보한 뒤 올림픽 개최 2개월 전에 중국으로 들여갈 예정이다.

위원회는 또 미국에서 공수되지 않은 식재료에 대해서도 중국의 식재료 공급업자를 별도로 고용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중국 식품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제품들을 사서 검사했다. 그 결과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중국산 닭고기에서 선수들이 절대로 섭취해서는 안 되는 스테로이드가 상당량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자체 조사 결과와 함께 살충제 오염 등 최근 몇 년간 불거진 중국의 식품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식재료의 대부분을 자국에서 공수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또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600여 명의 대표단을 위해 별도의 자체 조리시설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선수들은 하루 3끼를 자체 조리시설에서 조리한 것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국 선수들을 위해 자체 조리시설까지 확보해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중국산 냉동만두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사건으로 떠들썩한 일본에서는 중국식품 불매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7, 8일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마친 일본인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7%가 “중국산 식품에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중국 식당이 밀집한 요코하마(橫濱) 시의 관광명소 차이나타운은 ‘농약만두’ 파문이 터져 나온 다음 날부터 식재료를 구입하는 고객이 절반으로 줄었다.

중국에서 수입한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유통 및 외식, 급식업체도 줄을 잇고 있다.

외식업체 스카이락은 새우튀김 등 중국에서 가공된 모든 식품을 쓰지 않기로 했다. 다이마루와 마쓰자카야 등 대형 백화점을 거느린 J 프런트 리테일링은 매장에 진열된 중국산 야채와 냉동식품을 모두 들어내기로 했다.

나가사키(長崎) 현 운젠(雲仙) 시 교육위원회는 시내 4개 학교급식센터에 중국산 가공식품 사용을 금지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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