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대선 2008]돌아온 매케인, 앞길은 “글쎄”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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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물간 후보’로 치부됐던 존 매케인(71) 공화당 상원의원이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승리했다.

닷새 전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그는 치욕적인 4등을 했다. 미 언론은 8일 그를 ‘돌아온 아이(Comeback Kid)’라고 불렀다. 올여름 선거자금 모금도 부진했던 데다 참모단의 내분으로 조직이 깨지는 진통도 있었지만 결국 초반 승기를 잡은 점을 평가한 것이다.

길게는 1970년대 베트남에서 전쟁포로로 억류됐다 돌아왔고, 90년대엔 피부암 진단을 받고 회복한 사실도 이 같은 별명에 한몫을 한다. 그는 이날 밤 연설에서 “어린아이란 말을 들을 나이는 지났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돌아왔다는 것”이라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돌아온’ 그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2000년 그가 겨뤘던 조지 W 부시 후보 같은 막강한 상대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2주간 예비경선이 치러질 미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핵심 선거구 가운데 마음 놓을 만한 곳은 하나도 없다.

그는 안보 분야의 경륜, “옳은 건 옳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정치적 용기, 불법이민이나 환경파괴, 정치자금 등 여야 합의가 어려운 사안을 도맡아 타협안을 찾아내 통과시켜온 조정 능력 등이 큰 정치적 자산으로 꼽힌다. 경쟁자들까지 “선거 TV 광고들이 매케인 후보 같은 미국의 영웅을 무리하게 비판할 정도로 네거티브 일색”이란 말을 할 정도다.

그러나 그가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이기엔 벅차다는 점도 자주 지적된다. 70대의 나이뿐 아니라 어색한 연설 제스처 등도 유권자를 휘어잡지 못한다는 평이 나온다.

MSNBC방송은 이날 그가 고개를 파묻고 읽은 연설과 버락 오바마 후보가 보여준 감동적인 연설을 비교해 내보냈다. 그는 베트남전쟁 당시 5년간 포로 생활을 하면서 팔다리를 다쳐 머리도 스스로 빗지 못하며 비서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맨체스터(뉴햄프셔 주)=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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