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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2월 31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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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자묘 참배 후쿠다에 황제급 대접도
‘깜짝 야구 외교’, 강연 생중계, 공자 묘 참배 때 황제급 대우까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우는 파격적이었다.
후쿠다 총리는 30일 오후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번 방문은 매우 의의가 깊다. 중국 지도자들과 의견 일치를 보았으며 앞으로 여러 영역에서 중국과 구체적인 협력을 해 나갈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중국 언론들은 방중 기간 후쿠다 총리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깜짝 야구 외교=29일 오전 9시 중국의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체육관에 야구선수 유니폼을 입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후쿠다 총리가 차례로 나타났다.
원 총리는 올해 4월 방일 당시 우정의 야구를 즐겼던 리쓰메이칸(立命館)대에서 증정한 등번호 35번(중일 수교 35주년을 의미)의 선수복, 후쿠다 총리는 흰색 유니폼을 입었다.
젊은 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던 후쿠다 총리는 한두 번은 쉬운 공을 던졌지만 이내 빠른 볼과 역회전 볼을 던지는 등 원 총리를 봐주지 않았다.
하지만 중고교 시절부터 야구광이었던 원 총리가 안정된 자세로 계속 볼을 받아내자 장내에서 잇따라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분간 야구를 즐긴 두 총리는 어깨동무를 한 채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야구 외교는 전날 후쿠다 총리가 회담에서 즉석 제의한 데 대해 원 총리가 화답해 이루어졌다.
원 총리가 “기회를 잡아 보자”고 하자 후쿠다 총리는 곧바로 회담장인 인민대회당을 훑어보며 “여기서 해도 되겠네”라고 농담을 건넸고 후쿠다 총리의 마음을 알아차린 원 총리가 일정을 조정해 이뤄진 것.
▽황제 대접한 공자 묘 참배=공자 사당 측은 30일 오전 방문한 후쿠다 총리를 위해 제례악무(祭禮樂舞)를 황제급인 팔일무(八佾舞)로 준비했다.
팔일무는 8명씩 8줄로 늘어서 64명이 추는 것으로 황제가 참여할 때 추는 춤이다. 이에 비해 제후는 6명이 6줄(36명)로 추는 육일무, 대부(大夫)는 4명이 4줄(16명)인 사일무로 규모가 작다.
앞서 29일 아침 원 총리는 후쿠다 총리와의 조찬에서 후쿠다 총리를 위해 즉석에서 자작시를 읊었다.
“常憶融氷旅 梅花瑞雪兆新歲 明年春更好(상억융빙려 매화서설조신세 명년춘경호).”
이는 일본의 전통 단시(短詩)인 ‘하이쿠(俳句)’를 본뜬 17자 형식의 중국식 단시 ‘한파이(漢俳)’로 “항상 융빙지려(融氷之旅·원 총리의 올해 4월 방일)를 기억했는데 매화 피고 서설이 내리는 것을 보니(후쿠다 총리의 이번 방문) 새 시대가 감지되네. 내년 봄(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의 방일)은 더욱 좋으리”라는 뜻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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