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테러전 차질오나” 당혹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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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테러로 사망하자 미국은 민주주의 확산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핵심 외교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우려=조지 W 부시 행정부는 1년 이상 부토 전 총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협력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부토 전 총리가 망명을 접고 귀국해 선거에 참여하면 파키스탄 내 친미 온건파 그룹을 지원해 극단주의 세력에 대응하는 정치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선봉을 맡아온 파키스탄이 이번 사태로 엄청난 정치적 혼란에 빠지자 워싱턴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27일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전화로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파키스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친미 인사인 부토 전 총리를 잃은 것은 부시 대통령의 파키스탄 민주화 전략 자체에 위협이라고 보도했다. 이젠 지지도가 바닥에 떨어진 독재자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반응=국제사회는 폭탄 테러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데이비드 밀리번드 영국 외교장관은 “이번 테러는 파키스탄의 민주화를 실현하려는 모든 사람을 노린 것”이라며 “테러리스트들은 승리할 수도 없고, 승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테러를 비난하는 목소리에는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는 물론 이슬람 국가들도 동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은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 “부토 자매가 배반자의 손에 의해 순교했다는 소식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명한다”며 테러를 규탄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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