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무모한 자원착취와 남용 자연재해 고통받는 사람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07년 12월 26일 02시 59분



교황 성탄메시지 환경변화 우려
지구온난화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5일 성탄 메시지에서 환경 변화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전한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 보내는)’ 성탄 메시지에서 “전 세계에 걸쳐 환경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잦은 자연재해로 터전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걱정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영어, 아랍어, 중국어 등 63개 언어로 전달됐다.
이에 앞서 교황은 자정 미사에서도 ‘죄로 인해 찢기고 망가진 우주’를 한탄한 4세기 그레고리 주교의 성탄 메시지를 상기시키며 “그레고리 주교가 오늘날 인류의 이기적이고 무모한 자원 착취와 남용을 본다면 무엇이라고 말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메시지는 바티칸이 최근 조림(造林)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탄소 배출권을 구매하는 등 환경 문제에 대해 보인 관심을 반영한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교황은 “불길한 분쟁의 소음들이 지속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며 수단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지의 유혈분쟁 종식을 촉구했다. 그는 “아기 예수가 정치 지도자들에게 인간적이고 정의로우며 영구적인 해법을 찾는 지혜와 용기를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수가 태어난 이스라엘 베들레헴에는 지난해의 두 배가량 되는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이슬람교도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베들레헴에서 성탄 전야 미사에 참석했다.
미사를 집전한 미셸 사바 대주교는 아랍어로 “이 땅은 신의 것이다. 이 땅이 누군가에게 생명의 땅이 되는 한편 다른 이에게 피점령지나 감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설교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도 2003년 전쟁 발발 이후 중단돼 온 성탄 미사가 열렸다. 그러나 인구의 3% 미만인 기독교인이 이슬람 무장 세력을 피해 대부분 나라를 떠나는 바람에 교회에는 빈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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