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지순례 230만명 대이동

  • 입력 2007년 12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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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신자들이 평생 동안 한 번은 꼭 해야 할 의무인 성지순례(하지). 매년 200만 명 이상의 순례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몰려들어 수백 명이 압사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는 서기 632년 예언자 마호메트의 마지막 순례를 재현하는 이슬람 최대의 행사로 기간은 이슬람력으로 12월인 ‘두알히자’의 8일부터 12일까지. 올해의 경우 17일부터 21일까지에 해당한다.

사우디 내무부는 18일 181개국에서 외국 순례자 170만7814명이 입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년 사우디인 참여자가 60여만 명임을 감안하면 올해 230만 명 이상이 하지에 참가하고 있는 것.

성지순례 중에는 의식을 행하는 순서가 있다.

첫째 날(올해 12월 17일) 메카 인근 미카트에서 순례 복장으로 갈아입고 메카에 입성해 대사원 정중앙에 위치한 ‘카바(성스러운 돌)’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7번 도는 ‘타와프’ 의식을 치른 뒤 미나 평원으로 이동해 밤샘 기도를 한다.

둘째 날(18일)에는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뒤 재결합한 장소로 여겨지는 메카 동쪽 48km의 아라파트 언덕에서 기도를 올리고 해가 진 뒤 아라파트 언덕과 미나 평원 중간에 있는 무즈달리파에서 ‘악마의 기둥’에 던질 돌을 모은다.

셋째 날(19일)부터 사흘에 걸쳐 이슬람과 기독교 공동의 선조인 아브라함이 3번에 걸친 사탄의 유혹을 뿌리치며 사탄에게 돌을 던진 것을 기념해 미나 평원의 자마라트 다리 위에 설치한 3개의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진다.

투석 의식을 끝낸 순례자들은 마지막 날(21일) 메카로 돌아와 다시 한 번 ‘타와프’로 하지를 마무리 짓는다.

하지 기간 중 인명 사고는 주로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서 일어난다. 1990년 1426명이 압사 사고로 사망했고 지난해에도 345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우디 정부는 2004년부터 지름 1m가량의 원통이던 ‘악마의 기둥’을 높이 18m, 길이 30m의 돌 벽으로 바꿨지만 그해 251명이 압사했다.

올해 사우디 정부는 사고 방지를 위해 ‘악마의 기둥’이 설치되는 기존 2층의 자마라트 다리를 3층으로 증축했고 독일에서 안전 문제 전문가를 초빙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시간당 20만 명씩 ‘악마의 기둥’ 투석 의식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하지의 사고 방지를 위해 사우디 정부는 군인 1만 명을 투입해 현장 질서 유지에 나섰다고 19일 AFP통신이 전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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