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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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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또다시 본격화될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경고음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울리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팔고 달러 및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에 투자해 오던 글로벌 자금들이 다시 엔화로 돌아오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로 달러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불확실성과 위험이 커지고 있는 미국 시장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계속되는 달러 약세로 그동안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누려 온 달러화 자산 투자에 따른 이득, 만기 상환 시 기대되는 환차익 등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달러를 팔고 엔화를 되사려는 움직임을 부추겨 당장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0.52엔까지 상승했다. 작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5.8% 상승했는데 지난주에만 3.5% 급등했다.
엔화 가치 상승과 달러화 약세 추세가 계속되면 ‘달러 매도 엔화 매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씨티그룹은 이달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8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리먼브러더스는 더 나아가 내년 말이면 ‘1달러=100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20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하면 미국 유럽의 채권과 주식도 가격 폭락을 불러올 우려도 있다.
그러나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단기간에 급속히 청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엔 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요인인 일본과 다른 나라의 금리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하에도 미국의 금리는 연 4.5%로 일본의 0.5%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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