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후계경쟁 칭화-베이징大 대리전?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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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 직후 중앙정치국에 새로 들어온 인사는 9명으로 전체의 36%에 이른다. 특히 중앙정치국이 중국 정치권력의 심장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9명 전원이 이공계였던 16대와 달리 문과가 처음 입성했다. 시진핑(習近平·54) 상하이(上海) 시 서기는 칭화(淸華)대 법학 박사, 리커창(李克强·52) 랴오닝(遼寧) 성 서기는 베이징(北京)대 경제학 박사다.

새로 정치국에 진입한 9명 중에는 문과 출신이 5명이어서 기존의 이공계 초강세 구도가 크게 완화됐다. 또 칭화대 출신이 5명이나 됐던 상무위는 이번엔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각각 3 대 3으로 균형을 이뤘다.

이번에 정치국 위원에 오른 9명 가운데 가장 빛나는 별은 시 서기와 리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57) 장쑤(江蘇) 성 서기, 보시라이(薄熙來·58) 상무부장 등 4명이다. 중국 정가에서는 이들을 차세대 지도부의 핵심을 이룰 ‘4대 천왕(天王)’이라 부른다.

선두주자인 시 서기의 좌우명은 ‘자긍심을 갖되 자만하지 말고 기죽지 말되 떠벌리지 않으며 힘써 일하되 경박하게 굴지 말라’. 시 서기가 원로는 물론 현 지도부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중화권 언론은 “중국 지도부가 시 서기를 시야가 넓고 언론과 교류할 줄 알며 일에 임해서는 온건하고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 할 줄 아는 인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리 서기는 능력의 화신이다. 1993년 38세의 나이로 부장급(장관급)인 공청단 제1서기가 됐고 1998년엔 최연소로 허난(河南) 성장을 맡았다. 허난 성장과 당 서기를 하면서 성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를 31개 성 중 거의 꼴찌인 28위에서 18위로 올려놨다.

허궈창(賀國强·64) 신임 상무위원은 마오쩌둥의 전처 허쯔전(賀子珍)의 조카로 청렴하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중앙조직부장 시절 ‘12380’이라는 부패 신고 전용선을 마련하고 부패 척결에 앞장섰다. 이번에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석유계통에서만 30년 일하다 2002년부터 정법(政法·사법과 치안) 계통으로 옮긴 저우융캉(周永康) 신임 상무위원은 사회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공안통으로 변신했다.

리위안차오 장쑤 성 서기는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과 조화사회론을 가장 먼저 실천한 사람이다. 장쑤 성 서기로 오자마자 기존의 구호였던 ‘강성부민(强省富民)’을 ‘부민강성’으로 바꿨다. 인민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왕치산(王岐山·59) 베이징(北京) 시장은 공산당 원로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사위이며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측근으로 금융통이다.

수려한 용모에 유머감각이 뛰어난 보시라이 상무부장은 랴오닝 성 성장 시절부터 한국을 자주 방문한 한국통이다.

제17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신진인사
성명직급직책나이학력출신비고
시진핑중앙정치국 상무위원국가부주석(예상), 중앙서기처 (제1)서기54칭화대산시(陝西) 푸핑태자당 ★
리커창제1부총리(예상) 52베이징대안후이 딩위안퇀파이 ★
허궈창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64베이징화공학원후난 샹샹(湘鄕)태자당 ☆
저우융캉중앙정법위원회 서기(예상), 현 공안부장65베이징석유학원장쑤 우시친 쩡칭훙 ☆
왕강중앙정치국 위원중앙보밀(保密)위원회 주임65지린대지린 푸위장쩌민 측근 ▲
왕치산금융 담당 부총리(예상), 베이징 시장59시베이대산시(山西) 톈전태자당 ★
류옌둥정협 부주석, 중앙통일전선공작부 부장62지린대장쑤 난퉁퇀파이 ★
리위안차오당 조직부장(예상), 중앙서기처 서기, 장쑤 성 서기57푸단대장쑤 롄수이퇀파이 ★
왕양광둥 성 서기(예상), 충칭 시 서기52중앙당교안후이 쑤저우 퇀파이 ★
장가오리톈진 시 서기61샤먼대푸젠 진장상하이방 ★
쉬차이허우당 및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64하얼빈군사학원랴오닝 와팡뎬친 후진타오 ★
보시라이국무원 상무부장58베이징대산시 딩샹(定襄)태자당 ★
★은 신임. ☆은 정치국 위원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 ▲는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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