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팬티로 미얀마 군부 공격?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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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의 군부에 대항해 싸울 무기로 여성들의 팬티를 모읍시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승려와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데 항의하는 뜻으로 지구촌 여성들이 ‘팬티를 모아 해외 주재 미얀마 대사관에 보내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버마를 위한 라나 액션(Lanna Action for Burma)’이라는 단체가 최근 시작한 ‘평화를 위한 팬티’ 운동에는 태국, 싱가포르, 호주, 영국 여성들이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여성의 속옷을 접촉하면 권력이 약화된다’는 미신을 믿는 군사정권 지도자들을 겨냥한 것.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을 비롯한 군부 고위 인사들은 2005년 점성술사의 말에 따라 수도를 내륙으로 이전할 정도로 미신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옷 보내기 운동은 이런 군부에 대한 항의이자 문화적으로 모욕을 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캠페인을 주도하는 리즈 힐턴 씨는 “평범한 속옷을 보내는 것만으로 버마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할 수 있다”며 세계 여성의 동참을 촉구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얀마 군사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1차 제재대상에 포함된 14명의 군부 지도자 외 11명에 대한 추가 자산동결, 미얀마로의 수출과 무역거래 제한, 미얀마산 보석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 등의 조치가 따를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버마의 군부가 탄압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인도와 중국은 제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 추가 제재안의 발표 하루 뒤인 20일 야간 통행금지 및 5인 이상의 집회 금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민주화 시위 진압을 위해 지난달 26일 이 조치를 내린 지 25일 만이다. 거세지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완화하고 시위가 모두 진압됐다는 점을 대내외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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