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F 클린턴은 A+…그린스펀, 전현직 대통령 촌평

입력 2007-09-17 03:01수정 2009-09-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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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권력 위해 원칙 포기” 혹평… “클린턴, 과감히 긴축재정” 극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18년 동안 이끌면서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회고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을 혹독하게 비판한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극찬했다.

15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평생 공화당원이었던 그린스펀 전 의장은 17일부터 발매되는 회고록 ‘격동의 시대: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에서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을 강력히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균형재정, 작은 정부 등 보수주의의 기본 원칙을 저버렸으며 결국 어렵게 균형재정을 회복했던 국가재정도 천문학적인 적자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은 권력 때문에 원칙을 저버렸지만 결국에는 두 가지(권력과 원칙)를 모두 잃었다”며 “공화당이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당연했다”고 질타했다.

반면 민주당인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경제수치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였고, 장기적 경제 성장을 염두에 두고 원칙이 있는 경제 정책을 펼쳤다”고 극찬했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 취임 직후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금융위기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클린턴이 이를 수용해 과감한 긴축재정을 펼쳐 대규모 재정흑자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다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 씨와의 ‘성추문’ 사건이 터졌을 때는 “매우 실망스럽고 서글펐다”고 회고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부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한 이라크전쟁도 ‘석유를 얻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라고 규정해 백악관을 몹시 당혹스럽게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데도 정치적으로 불편해지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바로 이라크전의 주된 원인은 석유 때문이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이 중동에서 석유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 위협적인 존재였던 탓에 제거됐다는 것.

‘재임 기간 중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유지해 부동산 거품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그는 ‘낮은 금리를 유지한 것은 공산주의의 붕괴 탓’이라고 설명했다. 공산주의가 붕괴해 수천만 명의 새 노동력이 유입되면서 임금과 물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고, 결국 저금리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빼놓을 수 없다.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지극히 평범한 대통령”으로 평가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단지 우연히 한두 번 만났을 뿐 그와 결코 조화를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보수주의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지켜 그에게 끌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800만 달러(약 76억 원)를 선금으로 받았다.

한편 백악관은 그린스펀 전 의장의 ‘방만한 재정운용’ 비판에 대해 “테러에 대항하고 미국을 좀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지출로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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