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프리 “오바마를 위하여”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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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씨가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섰다.

윈프리 씨는 8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타바버라에 있는 자신의 초호화 저택 ‘약속의 땅(promised land)’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위한 대규모 기금마련 행사를 열었다.

이날 기금 마련 행사에는 팝스타 스티비 원더,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 등 유명 인사 1500여 명이 참가했다. 행사 티켓은 선거법이 정한 개인 행사의 법정 최대 금액인 장당 2300달러(약 216만 원)에 팔렸다. 이날 모금액은 350만 달러(약 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외신들은 추정했다.

윈프리 씨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TV 토크쇼 진행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윈프리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관심이다.

윈프리 씨의 토크쇼 시청자는 주당 840만 명이며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자는 월평균 230만 명이다. 게다가 윈프리 씨가 제작하는 잡지 ‘오프라 매거진’ 구독자가 매달 200만 명에 이르고 매주 그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는 사람도 36만 명이나 된다.

윈프리 씨의 팬들은 단순 시청자나 독자라기보다 추종자에 가까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바마 의원은 “윈프리 씨가 겪은 역경과 투쟁은 미국의 정수”라고 기금모금 행사 주최자를 치켜세웠고 “현재 요청되는 것은 오랫동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진지함과 책임감”이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윈프리 씨는 과거에도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보인 적이 있다. 2000년 9월 19일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윈프리 쇼’에 출연했다. 당시 부시 후보는 CNN-갤럽 여론조사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10%가량 뒤지고 있었다.

부시 후보는 ‘윈프리 쇼’에 나와 술을 끊은 사연과 대통령 아들로서의 느낌, 부인과 쌍둥이 딸에 대한 사랑 이야기 등을 털어놨다. 이 쇼에 출연하고 1주일 뒤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를 2%차로 추월하는 데 성공했고 결국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오프라 반등(Oprah bounce)’라고 불렀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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