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에게 개종 강요… 거부하다 구타당해”

  • 입력 2007년 9월 2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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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19명이 귀국한 2일 석방 인질들을 만난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인질 중 일부가 개종(改宗) 등을 거부하다 탈레반에 심한 구타를 당하는 등 현지에서의 고충이 생각보다 심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날 오후 석방 인질들이 입원해있는 경기도 안양시 샘안양병원을 찾아 예배를 집도한 뒤 "인질들이 억류돼있는 동안 개종서약서를 작성하라고 강요하는 등 인질들을 이슬람교로 개종하려는 탈레반들의 시도가 계속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아무도 개종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개종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제창희 송병우 씨 등은 심하게 구타를 당해 얼굴 등이 크게 붓는 등 온몸에 큰 상처를 입었으며 흉기를 들이대며 살해 위협도 수차례 가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제창희 송병우씨는 일부 인질 여성들이 성폭행 위협에 놓였을 때 자신의 안위를 아랑곳 않고 끝까지 저항하며 그들의 시도를 막았다"고 말하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가 살해된 것도 개종 강요와 폭력에 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현지 상황을 전해들으며 많이 걱정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모두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안도했다"며 "그동안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이날 오후 4시 30분경 인질들이 입원해있는 샘안양병원 전인치유병동에서 비공개로 예배를 집도한 뒤 6시 15분경 돌아갔다.

박 목사는 아프간에서 납치됐던 선교봉사단이 소속된 샘물교회의 담임목사로 피랍 사태 45일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단원들을 이날 처음 만나 피랍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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