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들은 어떻게 운동을 하나요? 음료수는 어떻게 마셔요?”
아이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빛났다. 선생님도 한껏 성실하게 대답했다. 과학책에 나오는 이론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보여 주는 설명이었다. 선생님은 지금 우주에 있다.
미국 초등학교 교사 출신 우주비행사 바버라 모건(55·여) 씨가 14일 지구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우주 원격수업’을 했다.
강의는 9일 발사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서 이뤄졌다.
수업을 받을 학생들은 모건 씨가 재직했던 학교와 가까운 아이다호 주 보이시의 디스커버리센터에 모였다.
“우주선에서 지구 온난화 현상을 눈으로 볼 수 있나요?”(학생)
“음, 지구가 보이긴 하지만 짧은 비행에서 지구 온난화를 느낄 순 없겠죠.”(모건 씨)
“우주에서는 공을 얼마나 빨리 던질 수 있어요?”(학생)
“제가 힘껏 던지면 우주선이 부서질지도 몰라요.”(모건 씨)
‘우주선에선 어떻게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행동으로 답했다. 한 손에 남자 승무원 한 명씩을 붙잡고 들어 올리는 시늉을 했다.
‘우주인들은 어떻게 음료수를 마시느냐’는 질문에 모건 씨는 공중에 떠다니는 음료수 방울을 입으로 붙잡듯이 먹는 모습을 보여 줘 아이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수업시간은 25분 남짓. 그러나 수업이 열리기까지는 21년이나 걸렸다. 1986년 1월 ‘첫 교사 우주인’ 크리스타 매컬리프 씨를 태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공중 폭발하면서 계획이 계속 미뤄졌기 때문.
모건 씨는 교사와 우주인의 역할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우주인과 교사는 같은 일을 한다. (두 역할 모두) 탐험하고 발견하며 경험을 나눈다”고 말했다.
모건 씨는 14일간의 우주 체류 기간 중 버지니아와 매사추세츠 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더 수업을 할 예정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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