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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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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 5’인가, ‘16 대 7’인가.
한국인 피랍자들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측이 1일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피랍자 남녀 인원수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최초 피랍 인원이 23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탈레반 측은 이 중 여성이 18명이라고 주장해 온 반면 피랍자 가족모임은 16명이 여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녀 비율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탈레반 측이 남성과 여성을 별도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 여성을 존중하는 이슬람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탈레반이 다음 희생자를 선택한다면 남성일 가능성이 높다. 탈레반 측은 실제로 “남성부터 살해하고 다음에 여성을 살해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특히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하겠다는 보도가 사실일 경우 대상에 여성이 포함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여성은 18명’이라는 탈레반 측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남성은 3명만 남아 있다.
이후 협상 과정에서는 줄곧 납치된 한국인이 ‘여성 18명, 남성 5명(고 배형규, 심성민 씨 포함)’이라고 주장해 왔다. 납치된 버스를 운전했던 아프간인 운전사의 진술도 이와 동일하다.
납치된 임현주 씨도 지난달 26일 미국 CBS방송에 공개된 육성에서 “남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으며 (나는) 여성 17명과 함께 있다”고 말해 피랍 여성이 18명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피랍자 가족모임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지난달 13일 한민족복지재단 소속으로 출국한 봉사단 인원은 20명. 여성 13명, 남성 7명이다. 여기에 아프간 현지에서 임현주 씨 등 의료봉사단체 ANF(All Nation's Friendship) 소속 여성 현지 가이드 3명이 합류했다.
봉사단 전체 규모는 여성 16명, 남성 7명이었고 남성 두 명이 살해된 지금은 여성 16명, 남성 5명이 되는 셈이다.
탈레반이 주장한 남녀 인원수가 맞는다면 아프간으로 떠난 남성 7명 중 2명은 납치되지 않았고 현지에서 합류한 여성이 3명이 아니라 5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남성 2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피랍 사건 발생 2주가 지났지만 인질 중 남녀 인원수가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피랍자 수와 관련해 남성 5명과 여성 18명이라는 아프간 당국의 통보가 있었지만 이곳에서 출국한 국민의 신원이 확인됐고 마지막까지 같이 행동했던 정황이 있으므로 남자 7명이 인질로 잡혔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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