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9억∼137억원 극과 극 돈줬지만 살해당한 경우도

  • 입력 2007년 7월 26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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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25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동료 죄수를 풀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인 피랍자 한 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아프간 정부 협상대표에게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죄수 석방’보다는 피랍자 석방 가능성이 높았으나 상황이 반전됐다.

몸값 협상을 하면 피랍자 석방 희망이 높다고 본 것은 과거에도 탈레반 등 이슬람 무장 세력에 몸값을 지불하고 납치된 자국민을 구해낸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무장 세력이 제시하는 요구 조건이 매번 달라 그들이 요구액을 제시하기 전에는 액수를 가늠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껏 국가가 무장단체에 억류된 자국민의 석방 대가로 지불한 돈 중 가장 많은 액수는 프랑스 정부가 2004년 12월 자국민 2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이라크 무장 세력에 준 1500만 달러(약 137억 원).

인질 1명당으로 따졌을 때에는 2005년 12월 18일 역시 프랑스 정부가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플로랑스 오브나 기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이라크 무장 세력에 준 1000만 달러(약 91억 원)가 최고액이었다.

하지만 프랑스가 오브나 기자를 구출해 내기 불과 이틀 전 이탈리아는 100만 달러(약 9억1000만 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억류돼 있던 자국민 클레멘티나 칸토니 씨를 빼내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프랑스가 오브나 기자 석방 때 이라크 무장 세력에 건넨 1000만 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피랍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각국 정부와 무장 세력 사이에 몸값을 놓고 협상이 오가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대부분 몸값 제공 사실을 부인한다. 테러 세력과 거래를 했다는 국제적 비난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몸값을 공개한 경우도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국제민간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으로 다게스탄에 파견됐다 2002년 이슬람 무장 세력에 납치돼 2년간 억류당한 아르얀 에르컬 씨를 2004년 협상을 통해 구출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그 후 에르컬 씨를 석방하는 데 120만 달러가 들었다며 원금과 9.2%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국경없는 의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납치범들이 인질 석방 조건으로 몸값을 받아 챙긴 후 인질을 살해한 경우도 있어 요구한 돈을 전해 줬다고 해서 100% 무사 귀환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이슬람 무장 세력에 의한 주요 피랍사례와 석방 몸값
석방일자
(억류기간)
발생국피랍자(국적) 몸값
(달러)
비고
2004.6.8(57일)이라크파브리조 쿠아트로치(이탈리아) 등 4명 400만1명 살해
2004.7.8(9일)이라크유네스 모하메드 알리(이라크·미국 부역 혐의) 2만살해
2004.7.19(14일)이라크사우디 회사 소속 사이드 알가르바위(이집트) 100만석방
2004.8.2(24개월)다게스탄아르얀 에르컬(네덜란드) 120만석방
2004.9.1(25일)이라크쿠웨이트 회사 소속 직원(케냐,이집트 등) 7명 50만석방
2004.9.28(22일)이라크시모나 토레타(이탈리아) 등 2명 500만석방
2004. 12.(미상)이라크크리스티앙 셰스노(프랑스) 등 2명 1500만석방
2005.3. (미상)이라크줄리아나 세그레나(이탈리아) 600만석방
2005.6.9(36일)아프가니스탄클레멘티나 칸토니(이탈리아) 100만석방
2005.6.11(157일)이라크플로랑스 오브나(프랑스) 1000만석방
2005.12.18(21일)이라크수자네 오스토프(독일) 500만석방
2006.5.13(110일) 이라크토마스 니츠슈케(독일) 등 2명 500만석방
2006.11.2(21일)아프가니스탄가브리엘레 토르셀로(이탈리아) 200만석방
2007.3.19(15일)아프가니스탄다니엘레 마스트로자코모(이탈리아) -석방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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