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축구 마술에 홀린 LA… 美데뷔전 경기장 만원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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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홈디포센터 구장.

삼성전자가 후원한 ‘월드시리즈 오브 풋볼리그 2007’에 참가한 LA갤럭시와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이 몰려들었다. 2만7000석의 일반 관중석뿐만 아니라 의자 없이 잔디만 있는 피크닉석 2000장까지 매진됐다. 영국 출신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32·LA갤럭시)의 미국 데뷔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경기가 시작된 후 줄곧 벤치에 앉아 있던 베컴이 후반 30분경 몸을 풀기 위해 일어서자 2만9000여 명의 축구팬이 ‘베컴, 베컴…’을 연호했다. 후반 33분경 베컴이 교체 선수로 들어가자 운동장은 록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미국 데뷔전을 축하했다. 12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베컴이 공을 잡을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에선 첼시가 LA갤럭시를 1-0으로 눌렀지만 이날 스타는 베컴이었다. 베컴 등번호 23이 새겨진 LA갤럭시 유니폼은 가격이 100달러(약 9만 원)나 되는데도 불티나듯 팔려나갔다.

베컴은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 온 뒤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영어보다도 스페인어를 쓰는 관중이 훨씬 더 많았다. 미국에선 히스패닉계(중남미계)가 축구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후원한 것도 미국 내 최대 소수 인종인 히스패닉계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히스패닉은 현재 미국 인구의 14%인 4900만여 명. 2004년 기준으로 히스패닉계 인구의 구매력은 8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날 경기장에는 LA갤럭시 팬이 다수였지만 이미 글로벌 구단으로 자리를 잡은 첼시팬도 많았다. 첼시 후원회사인 삼성전자가 찍힌 첼시 유니폼을 입고 첼시를 응원하는 팬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로스앤젤레스=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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