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리센룽 총리의 장남 리홍이(李鴻毅·20)는 지난달 테오 치 한 국방장관과 군 고위 관계자 수백 명에게 e메일을 보냈다. “동료 장료가 두 번이나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이 사실을 상관에게 알렸는데도 군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2000자 분량의 e메일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면서 칭찬은커녕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를 이어 총리를 지낸 것 외에 어머니인 호 칭 여사가 거대 국영 투자기업인 테마섹의 대표인 점을 들어 집안 전체의 권력남용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리 소위가 국가의 장학금으로 미 MIT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쌓았다는 그간의 세평에 금이 간 것은 물론이다.
문제가 확산되자 싱가포르 군 당국은 이날 지휘계통 위반 등을 이유로 리 소위를 견책 조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리 소위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관할이 아니거나 문제를 다룰 권한이 없는 군 인사들에게까지 e메일을 보낸 것은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은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그의 동료 장교들은 군법회의에 회부됐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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