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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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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싱다오(星島)일보는 올 3월 세계은행이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한 환경오염 회의석상에서 이 보고서를 공개할 때 ‘중국에서 매년 75만 명이 환경오염에 의해 조기 사망한다’는 내용이 삭제됐다고 3일 보도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세계은행에 “보고서가 그대로 공개될 경우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의 삭제를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삭제된 대목은 물과 공기의 오염으로 매년 중국 전역에서 75만 명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내용으로, 보고서 분량의 30%가량에 해당된다. 세계은행은 중국 전역을 조사해 이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특히 조기 사망자의 지역별 분포도가 외부로 공개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세계은행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실시한 조사에 당초엔 ‘오염 연구의 수준을 높인다’며 협조적이었다. 그러나 결과가 심각하게 나오자 “연구 방법을 신뢰할 수 없다”며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라 핵심 내용이 빠진 이 보고서는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세계은행 홈페이지(www.worldbank.org)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2005년 세계은행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주로 탄광이 많은 중국 서북부에 집중돼 있다. 또한 세계에서 오염이 심한 상위 20개 도시 가운데 무려 16개가 중국에 있다. 중국의 전체 도시민 중 미세먼지 입자 허용 기준치 이하에서 생활하는 시민은 1%에 불과하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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