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사르코지 “언론접촉 늘려라”

  • 입력 2007년 7월 2일 03시 02분


코멘트
한국 국정홍보처가 ‘전자브리핑’제의 모범국가로 뽑은 프랑스에서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이 전에 없던 브리핑실을 만들고 언론과의 직접 접촉을 강화하고 나섰다.

엘리제궁은 최근 미국 백악관을 모방해 대변인이 정기적으로 국정을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는 미국식 브리핑제를 도입했다. 이에 앞서 엘리제궁 부속건물에 있던 TV 스튜디오를 백악관 브리핑실처럼 개조했다. 브리핑을 위한 작은 단상을 만들고 기자들이 앉을 자리도 마련했다.

엘리제궁은 지금까지 공개적 질의응답이 포함된 브리핑은 거의 하지 않았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은 TV 스튜디오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친한 언론인을 불러 대화 중에 한마디씩 흘리는 게 고작이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주요 해외 순방이나 독립기념일 같은 큰 행사를 앞두고 있을 때만 간혹 TV 스튜디오에 등장해 일방적인 연설을 했다. 당시 대통령의 주간 일정은 팩스로 언론사에 전달돼 기자들은 관계자들과 ‘비공개(오프 더 레코드)’ 조건이 달린 대화를 통해 취재할 수밖에 없었다고 AP는 보도했다.

이런 엘리제궁이 지난달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들어오면서 달라졌다.

다비드 마르티뇽 엘리제궁 대변인은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한다”며 “미국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와 질의에 답하는 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첫 정기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주간 일정을 소개하고 약 1시간 동안 기자들의 22가지 질문에 답했다. 이 과정에서 어려운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일일이 답하는 성의를 보였다고 일간 르 피가로가 보도했다.

다만 매일 브리핑을 실시하는 미국 백악관과는 달리 엘리제궁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주일에 한 번 브리핑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유럽 국가는 주로 의원내각제로 운영되며 총리가 국정을 총괄한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동시에 갖춘 프랑스도 일상적인 국정은 총리가 맡는다. 따라서 언론 접촉(point de presse)은 주로 총리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