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체제인사 한국서 첫 난민 인정

  • 입력 2007년 6월 28일 03시 01분


중국 정부가 사형수의 장기를 불법으로 매매하는 사실을 국제 사회에 폭로한 중국 반체제 인사와 그의 가족이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의환)는 중국인 A(52) 씨와 가족이 “우리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A 씨 측에 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한국 법원이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를 공식 인정하고, 중국 반체제 인사를 난민으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쉬원리(徐文立)가 만든 중국 민주당의 당원인 A 씨는 2002년 9월경 한 중국인 여성에게서 “정부가 아들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면서 장기를 불법적으로 빼돌렸다”는 내용의 고소장과 규탄서를 입수해 이를 주중 미국 대사관과 영국 대사관에 전달하려다 공안에 적발돼 실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 씨가 중국에 있을 때 정부의 박해를 받지 않았더라도, 인권 탄압국으로 비난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지금도 민주당원을 체포해 구금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A 씨는 강제 송환되면 박해를 받을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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